EVERYDAY GRAPHIC CALENDAR 2050
인류가 전 세계적 인터넷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개인이 언제든 그 네트워크를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 2000년대 초반, 이전의 시간을 관리하던 개념과 매체의 변화—단체로 관리되는 순환적 루틴에서 개인화된 이벤트의 흐름으로, 인쇄된 종이에서 스크린으로—는 새로운 조건들에 반응해 급격히 이루어지고 있었다.
이 즈음하여 탄생한 "오디너리피플"은 대한민국 서울을 소재로 한 스튜디오라는 형식의 창작자 모임으로 사회 전반의 콘텐츠를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 시각적으로 가공하는 것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. 그들의 대표 작업으로 보이는 작업들 중 "매일매일 그래픽 일력"이라는 작업을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지점들이 몇 가지 있다. 동시대 문화의 반영과 현대 기술 활용을 표방한 그룹이었지만 21세기에 접어들어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은 일력이라는 시간 매체를 다루었다는 점, 구시대 기술이 반영된 형태와 소재 등의 모사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 등, 다소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존재한다.
"매일매일 그래픽 일력"은 🔗2015, 🔗2017, 🔗2019년 세 차례 격년으로 발표되었고 어째서인지 2020년 이후에는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. 일력의 포장재에서 발견되는 설명글에서 그들은 "일력에는 하루가 시작되고 지나가는 것을 눈과 손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매력이 있습니다. 점차 자리를 잃어 가는 이 일력의 가치를 다시 전하고 싶었습니다."라고 이야기한다. 그들이 그렇게 붙잡으려 한 가치는 무엇이었을까? 새롭게 만들어낸 낡은 양식, 과거의 재료와 '그래픽'으로 표방되는 새로운 요소의 병치를 통해 그들이 나아가려 했던 미래는 무엇일까?
"매일매일 그래픽 일력"프로젝트를 2050년의 시점으로 바라보고 재해석한 작업을 진행했다. 초연결사회(Hyper-connected Society)에서 시차를 뛰어넘어 이루어지는 사람들의 상호 작용 속에서, 전통적 시간의 개념은 점차 약해지고 사건들은 실시간으로 파편화/재배치된다. 이런 새로운 조건과 변화하는 우리의 인식을 소재로 배너 시리즈를 디자인했다.